<현대불교신문>
옥천사 시왕도, 40년만에 제자리로조계종·옥천사, ‘제2초강대왕도’ 프랑스서 환수 ‘쾌거’
신성민 기자 | motp79@hyunbul.com
[현대불교= 신성민 기자] 1970년대 도난됐던 옥천사 시왕도 중 한 폭이 다시 제자리를 찾게 됐다. 조계종(총무원장 자승)과 경남 고성 옥천사(주지 진성)는 “보물 제1693호로 지정된 ‘옥천사 시왕도’의 한 폭인 ‘제2초강대왕도’를 프랑스에서 환수했다”고 9월 28일 밝혔다.시왕도 8점 모두 보물 지정돼 문화재적으로 높은 가치 가져
사찰박물관장·전문 학자 주도해 소장자 유상기증으로 우선 반환 해당 문화재 환수기금 불사 ‘필요’옥천사 명부전에 봉안된 ‘시왕도’는 모두 10폭으로 1744년 화승 효안(曉岸)의 주도하에 조성됐다. 조계종 중앙기록관 자료에 따르면 1976년 11월 12일 ‘제1진광대왕도’, ‘제2초강대왕도’가 도난돼 현재 8폭만 남아있는 상황이었다. 나머지 8폭의 시왕도는 2010년 보물 제1693호로 지정됐다. 옥천사 ‘시왕도’는 한 폭에 시왕 1위(位)를 묘사한 형식을 취하고 있으며, 각 화면에는 용두장식 의자에 좌정한 시왕과 권속을 상단에 배치하고 하단에는 각 시왕에 해당하는 지옥 장면을 묘사했다.
옥천사 시왕도 '제2초강대왕도' 환수의 주역들. 사진 왼쪽부터 강소연 중앙승가대 문화재학과 교수, 옥천사 성보박물관장 원명 스님, 프랑스 기메박물관 피에르 깜봉 한국관 담당 학예사. 사진제공= 옥천사 성보박물관장 원명 스님
환수된 ‘제2초강대왕도’의 초강대왕은 사후 14일에 만나게 되는 왕으로 초강(初江)에서 망자의 죄를 심판하고, 초강을 건너는 망자를 감시하는 역할을 한다. 프랑스의 개인소장자는 옥천사 ‘제2초강대왕도’를 한국에서 체류하던 마지막해인 1981년에 인사동 고미술상에서 구입해 귀국했다. 이후 35년동안 보존하다 최근 프랑스 기메박물관을 통해 문화재청에 알려졌고, 조계종은 도난 여부에 대한 근거 서류를 중앙기록관에서 확인했다. 이후 조계종은 문화재청 국제협력과를 통해 프랑스 현지법 및 국내법에 대한 법률자문을 받는 등 협의를 진행했다. 결국 소장자와 유상기증 사례로 문화재를 기증키로 협의를 이끌었다. 이 같은 일련의 협의 과정에서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은 옥천사의 성보 환수 원력이다. 기증사례비를 지불하고서라도 성보 환수를 하겠다는 옥천사 주지 진성 스님의 원력에 따라 성보박물관장 원명 스님과 불교미술학자 강소연 중앙승가대 문화재학과 교수는 추선 연휴도 뒤로하고 9월 12일 프랑스 현지로 떠나 협의를 진행했다.
강 교수와 원명스님은 개인소장자의 ‘시왕도’를 감정하고 반환에 대해 지속적으로 협의하는 한편, 기메박물관 한국관의 피에르 깜봉 담당 학예사에게 문화재 반출 허용 여부를 타진했다. 깜봉 학예사는 “(문화재를)내줘도 좋다”는 자문을 내놨고, 이후 소장자는 9월 15일 유상기증하는 데 동의하게 된다. ‘제2초강대왕도’는 구입 당시 모습 그대로 보존돼 있고, 현재 불화의 보존상태도 양호하다. 지난 9월 23일 한국으로 이운된 ‘제2초강대왕도’는 현재 불교중앙박물관에서 안정화 작업 중에 있으며, 이후 옥천사로 이운될 예정이다.
<추가사진>
소장자 코슈스코씨에게 원명스님께서 108염주 목걸이를 선물하셨습니다. 그래서 "나무아미타불" 염불 방법을 가르쳐 드렸죠. 그리고 "외로울 때나, 아플 때나, 임종 전에 염불하시라"고 하고, 영어로 적어드리니, 한국말로 적어달라고 해서 흰 쪽지에 적어드렸습니다. 그러니 열심히 "나 무 아 미 타 불"하고 발음하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