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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봉은판전]2014.11월호

 

 

 

결국엔

지혜와 자비’밖에는 없습니다

 

 

글 : 강소연 불교미술사학자·홍익대 겸임교수

 

관세음·대세지 보살을 생각하는 관

기도나 수행이 어느 정도 궤도에 올라 잘 되다보면, 먼저 몸이 치유되는 경험을 하게 된다. 몸과 마음을 다해 집중하다보면, 어느덧 무명無明의 장막이 걷히고, 막강한 치유의 에너지가 돌기 시작한다. 막히고 울체되었던 곳은 뚫려서 아프던 허리도 안 아프고, 환절기 마다 찾아오던 비염증세도 없어지고, 관절염으로 쑤시던 여기저기도 시원해진다. 참선 방석에 앉는 것조차 두려울 정도로 몸 상태가 좋지 않았는데, 앉은 지 몇 시간이 지났을까. 오롯이 집중하던 어느 시점, 뜨거운 불덩어리 같은 소용돌이 기운이 몸을 돌며 순식간 아픈 곳을 다 고쳐주고 지나가는 것이 아닌가‘. 아! 관세음보살님이 오셨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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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2(좌). 대세지보살(지혜智慧)을 생각하는 관. 보우당 탱화(정면에서 보아) 아미타불의 왼쪽 부분.

 

사진 3(우). 관세음보살(자비慈悲)을 생각하는 관. 보우당 탱화(정면에서 보아) 아미타불의 오른쪽 부분.

 

봉은사 보우당 ‘관경16관변상도 탱화' 전도. 아미타부처님을 중심으로 왼쪽 대세지보살님, 오른쪽 관세음보살님

 

 

 

나를 살리는 청정 에너지, 관세음보살

 

견성에 들기 전에, (만약 몸이 아픈 사람이라면) 먼저 만나게 되는 청정한 힐링 파워가 관세음보살이다. 화두에 마음을 모으고 집중하면 몸과 마음이 정화되기 시작하는데, 마치 검은 커튼이 걷히고 찬란한 빛이 눈부시게 들어오듯, 그렇게 막강한생명의 에너지가 퍼지기 시작한다. 무거웠던 어두웠던 몸을 맑히고 밝히고 나서야, 비로소 우리는 깨달음의 세계로 진입할 수 있다‘. 관세음보살님은 아미타부처님(깨달음의 세계)에게로 가는데 있어 안내자 같은 역할을 한다.’라고, 강의할 때 습관적으로 말하곤 했지만, 실제 체험하고 나서야 그 의미를 절절히 알 수 있었다. 하지만 이런 체험도 잠시, 우리는 예전의 습성 그대로 돌아가 다시 윤회 속으로 떨어지고 만다. 수행의 힘, 지혜의 힘이 아직 약하기 때문이다. 부처님은 무상無常·고苦·무아無我로 된‘삼법인三法印’이 바로 세상의 진리라고 말씀하셨다.

내가 있는 줄 알고, 상대가 있는 줄 알고, 사회가 있는 줄 알고, 세상이 있는 줄 알고 (아상·인상·중생상·수자상 속에서) 여태껏 열심히 살았는데, 모두 무상無常하며 무상한 것에 집착하면 결과는 고苦일 뿐이고 또 무엇보다도 나라는 것의 실체가 없다니. 자아를 중심으로 평생을 살았는데 모두 무상한 줄을 얼핏이라도 깨달았다면, 이제 어떻게 살아야 하나. 어차피 부질없는 인생 아닌가‘. 있다·없다‘’속세다·깨달음의 세계다’등의 이분법적 생각 속에 있다면, 자칫 이렇게 허무주의나 무정부주의로 빠질 수 있다. 자아(에고)의 눈이 아닌 부처님의 눈으로 세상을 보며 살기란, 초보 수행자에게는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석가모니 부처님을 비롯한 역대 수많은 선사님들은, 제각기 다른 중생의 근기根機에 맞게 다양한 수행법을 밝혀 놓으셨다.

 

우리는 왜 앉는가? 관觀하는 힘, 지혜의 힘 키우기

 

스스로를 개체로 인식하면 개체의 소멸에 대한 불안·우울·초조 등이 따라붙지만, 꿰뚫어 보아(철견徹見하여) 그것의 공성空性을 보기 시작하면, 우리는 모두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알기에, 저절로 자비가 나올 수밖에 없습니다. 결국엔 지혜와 자비밖에는 없습니다.”라고, 국내에서 위빠사나 수행 최고 지도자로 손꼽히는, 김열권 법사님은 말씀하신다. 간단한 말씀이지만, 여기에 수행의 핵심이 모두 녹아들어있다. 불자님들이 아침저녁으로 독송하는 <반야심경>의 가장 앞 구절 내용도같은 맥락의 것‘. 관자재보살이 반야지혜로써 비추어보니, 오온이 모두 공함을 알고, 일체의 고액을 모두 뛰어넘었다(관자재보살 행심반야바라밀다시 조견오온개공도일체고액).‘’지혜’는 팔리어 panna 빤야(반야)로‘, 통찰지·혜慧·아는 마음·알아차림·마음챙김’등으로 번역된다. 선가에서는 이를‘아는 놈’이라고도 한다‘. 아는 마음(지혜)으로 일체 모든 현상을 꿰뚫어 보니 → 그것의 생멸生滅, 일어나고사라짐이 여실하게 보여서 → 그것의 실체가 없다는 것을 비로소 알게 되고(즉, 공성空性을 깨닫게 되고) → 나아가 나와 세상의 공성도 보이게 되고 → 모든 것이서로 인연하여 일어남(연기緣起)을 알게 되고 → 하나의 운명공통체임을 깨닫게되어 → (자타 분별심이 없어지니) 절로 자비심이 나오게 된다.’는, 깨달음의 공식이다. 이러한 과정은 통찰하는 힘인 아는 마음(지혜智慧)에 의지하여 가능하였기에, ‘시방삼세의 모든 부처님도 이것에 의지하며 깨달음에 들었다(삼세제불 의반야바라밀다고 득아뇩다라삼먁삼보리)’라고 <반야심경> 마지막 부분에 다시 반복 강조된다. 그러니 게으름에 떨어지지 않고‘지혜를 부단히 키워나가는 것’이 깨달음의 실천으로 가는 핵심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아미타 부처님의 협시보살이 대세지·관세음인 이유는

 

아미타불의‘아미타’라는 용어는 아미타바(Amitabha)와 아미타유스(Amitayus)에서 유래하는데, 아미타바는‘무량한 빛’을 뜻하고, 아미타유스는‘무량한 생명’을 뜻한다. 그러니까 아미타는‘생명의 본체, 즉 원천이자 그 작용’을 말한다. 그렇다면 본체는 어떻게 작용하는가. 바로‘지혜와 자비’로 작용을 한다. 본체의 성품은 지혜와 자비’, 이렇게 두 가지로 나타난다. 그렇기에 아미타불은 좌우 협시보살로‘, 지혜’를 상징하는‘대세지보살’과‘자비’를 상징하는‘관세음보살’을 두고 계시다. 아미타-대세지-관세음, 삼위일체를 이루어‘아미타삼존’이라고 지칭한다. 아미타-대세지-관세음의 삼존불은 우리나라 불교 조형미술의 맥락에서 아주 큰 비중을 차지한다. 붉은 법의를 걸친 후덕한 모습의 아미타불의 좌측(정면에서 보아)에 대세지보살님이 보관에 보병寶甁을 얹고 지물로 경책을 얹은 긴 연꽃 줄기를 들고 계신다(사진2 참고). 관세음보살님은 보관에 아미타 화불化佛을 얹고, 정병淨甁을 얹은 연꽃 줄기를 잡고 계신다(사진3 참고). 책은‘법法’의 진리를 상징한다.

대세지보살은‘지혜의 빛(지혜광智慧光)’으로 무명 속에서 헤매는 중생을 법의 세계, 깨달음의 세계로 이끈다. 관세음보살은 청정한 자비의 에너지로 어둠 속의 중생을 구제하기에, 청정수(또는 감로수·정화수)가 담긴 정병을 지물로 들고 있다.

그렇기에‘청정자비 관세음보살’로 지칭된다. 이렇게 자비의 힘으로 맑히고 지혜의 힘으로 통찰하여, 우리는 아미타가 계신 저 피안으로 갈 수 있다.

 

출처 : 봉은사 봉은판전 2014.1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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